“월경불순에 관한 몇 가지 진실”
1) 생리 날짜가 매달 며칠씩 늦어져요. 생리불순인가요?
생리일정이 매달 며칠씩 늦어지더라도 규칙적인 주기로 생리가 시작되고 큰 문제 없이 생리를 한다면 생리불순이라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단 주기가 21일 이내이거나 40일 이상이라면 일반적인 생리주기를 벗어난 빈발월경이나 희발월경으로 생리불순에 해당됩니다.
생리일정이 빨라지거나 늦어지면 흔히 생리불순 혹은 월경불순이라고 가볍게 지칭하곤 하지만 의외로 넓은 범위의 이상증상 및 질환과 연관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월경주기의 이상 외에도 월경양의 변화, 빠르거나 늦은 초경, 아예 월경이 없는 무월경도 월경불순에 포함되니까요.
2) 생리불순이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보통 원인은 일시적인 호르몬 분비 이상인데, 우리 몸의 호르몬체계는 마치 섬세한 유리공예품과 같아서 조그만 변화에도 쉽게 균형이 깨지게 됩니다. 호르몬 변화를 가져오는 병을 앓지 않더라도 지난 달 계속된 야근으로 잠이 모자랐거나, 다이어트 때문에 참새 모이 먹듯 했거나, 시험 등을 앞두고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면 얼마든지 생리불순이 올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제일 먼저 본인의 지난 몇 달간 생활이 어땠는지 기억을 떠올려 보아야 합니다.
갑상선이나 뇌하수체 등의 호르몬 분비기관의 문제나 난소와 자궁의 질환 같은 생식기의 문제, 혹은 결핵과 같은 기타 전신질환 때문에 나타날 수도 있는데 이 경우엔 해당질환으로 인한 기타 신체증상을 동반하게 됩니다.
3) 그렇다면 어떤 경우에 병원을 찾아야 하는 건가요?
한의학 고서에서는 “월경 날짜가 좀 틀린다고 하여도 월경색이 정상이면 월경을 고르게 하기 쉽다”하여 주기의 규칙성보다는 생리혈의 상태를 더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생리혈은 여성의 혈액 상태를 그대로 반영하므로, 선홍빛이면서 덩어리가 없고 생리통이 없이 배출이 원활하다면 어느 정도의 주기 변동은 무조건 걱정부터 할 일은 아닙니다.
정확히 4주에 한번 생리가 있더라도 생리통이 극심하여 진통제 신세를 꼭 지게 되거나 색깔이 검붉고 뭉친 혈액이 많다면 오히려 치료를 요하거나 생활상의 교정이 필요한 상태일 수 있습니다. 특히 임신을 계획하고 있다면 “조경(調經)”이라 하여 월경을 고르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주기 및 생리혈 상태에 대한 치료와 조언이 필요하다면 가까운 한의원을 찾는 것이 좋겠습니다.
생활상의 문제가 특별히 없는데도 6개월 이상 생리가 중단되거나 자기 생리주기의 3배 이상의 기간이 지나도록 생리가 없다면, 혹은 주기가 3주 이내로 짧아지면서 생리양이 빈혈기운을 느낄 만큼 많다면 기질적인 문제도 의심되므로 병원을 찾아 자세한 검진을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4) 생리불순에 대한 치료는 어떤 것이 있나요?
검진상 원인이 될 만한 질환이나 자궁이나 난소의 심각한 기질적 문제가 없다면 크게 걱정하지 말고 필요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겠습니다. 단, 무리한 호르몬 치료는 예민한 호르몬계의 균형에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와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결정하도록 하고 지속하기가 어려운 경우라면 대체가능한 치료법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겠습니다.
조혈작용을 돕고, 자궁의 어혈 배출을 순조롭게 하며, 한열의 편차를 다스리는 한약을 복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며 생식기와 밀접한 하복부 및 하체의 경락을 자극하는 침 치료와 수기요법을 병행하는 자궁아큐테라피도 권장되는 방법입니다.
5) 규칙적인 생리주기를 가지려면 지켜야 할 생활 수칙은 어떤 게 있을까요?
균형잡힌 호르몬 분비는 규칙적인 생활습관에서 비롯됩니다. 과로하지 말고 적당한 수면 취하기, 고른 영양섭취하기, 가벼운 운동 등으로 스트레스 해소하기, 음주나 흡연 피하기 등의 기본적인 건강 수칙을 지키는 것이지요. 특히 영양섭취 면에서 매운 음식이나 카페인 등을 자제하고 골밀도를 높여주는 칼슘이 풍부한 우유나 견과류, 시금치와 같은 녹황색 채소 및 식물성 에스트로겐을 다량 함유한 콩류를 꾸준히 먹는다면 큰 도움이 됩니다.
쉬즈클리닉 문하경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