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 박지성과 발레리나 강수진의 발 사진이 한 때 이슈가 된 적이 있었다. 사람 발이 맞나 싶을 정도로 변형되고 못생긴 발이지만, 두 사람의 피나는 노력의 흔적을 고스란히 짊어졌던 장한 발이기도 하다. 발은 이렇게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우리가 활동할 수 있도록 받쳐주고 있는 중요한 존재이다.
한쪽 발에는 26개의 뼈, 41개의 인대와 20개의 근육이 하나의 복합체로 서로 긴밀하게 작용하고 있다. 또한 수천 수백 개의 신경과 혈관들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고, 중요 경혈과 경락이 집중되어 인체의 축소판이라고도 불린다.
발의 역할은 기본적으로 걷고 직립보행을 하고 있는 인간을 지탱하는 것이다. 또한 하체로 내려온 혈액은 중력의 영향으로 순환이 잘 안되는데, 걷고 활동함으로써 근육이 펌프 역할을 하여 혈액을 심장으로 되돌아가게 하기 때문에 발은 “제 2의 심장”이라고도 불린다. 건강한 생활을 하는데 발이 이처럼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도 주인은 몰라주고, 딱딱한 신발 속에서 늘 고달픈 생활을 하다 보니 발은 항상 피곤하고 각종 질병에 시달리게 된다.
영화 ‘박쥐’에서 송강호의 피를 수혈받은 후 죽어가던 김옥빈의 혈색이 돌아오면서 발뒤꿈치 각질이 사라지고 매끈해지는 장면이 있다. 잘 먹고 잘 지내는 사람은 얼굴의 혈색이 좋아지는 것처럼 발바닥에도 건강을 알리는 색깔과 느낌이 있다.
건강한 발바닥은 혈색이 좋은 분홍빛을 띄고 발바닥에 광택이 있다. 또한 발바닥에 각질이나 티눈 같은 상처가 없이 항시 부드러우며, 발이 따뜻하다. 신경을 곤두세우면 머리에 혈액이 집중되어 발바닥이 차가워지고, 육체적으로 피곤이 쌓이면 발바닥이 화끈거린다. 굳은살과 티눈, 사마귀, 무좀 등의 질환들은 위생적인 면으로도 영향을 받지만 오랜 압력을 받거나 순환이 잘 되지 않을 때 더욱 생기기 쉽다.
특히 발에 생기는 후천적인 질환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의 하나가 신발이다. 여성이 즐겨 신는 하이힐은 몸의 무게중심이 땅으로부터 멀어져 균형을 잡지 못하게 되고, 온몸의 근육들은 긴장하게 되어 결국 허리, 어깨, 목 등에 통증을 유발한다. 뒷굽만 높은 구두는 체중이 앞쪽으로 쏠리게 되어 몸은 자연히 뒤로 젖혀진 임신부의 자세, 배는 나오고 허리는 움푹 들어가게 되어 척추의 변형을 유발한다.
발의 문제가 척추 균형을 무너뜨리지만, 반대로 척추의 불균형이 발의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예를 들면 골반이 비틀어지면 좌우 발바닥에 전해지는 압력이 달라지고, 때문에 한쪽 발에만, 특히 발바닥의 앞쪽에 굳은살이나 티눈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신발을 신다보면 한쪽 신발 뒷굽이 유독 닳아 있는 것도 골반과 연관이 있다.
이렇게 발은 온몸의 순환과 척추 건강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소중한 나의 발을 건강하게 지키기 위한 몇 가지 생활규칙을 알아보자.
1. 발을 매일 닦고 충분히 말려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2. 냉온수에 번갈아 가며 담가 주는 것도 발의 피로회복에 좋다. 3. 가능한 걸음을 빨리 속보로 걷는 것은 하체근육의 펌프 작용을 도와 온몸의 순환을 돕는다. 4. 신발은 굽이 낮고 편안한 것으로 고른다. 5. 오후에 부종이 있을 때는 잠잘 때 발을 심장보다 높게 하고 자도록 한다. 6. 적극적으로 스크럽과 마사지를 통해 발과 다리 피로를 푸는 것도 좋겠다.
또한 발에는 귀나 손처럼 신체 각 기관들이 축소되어 연관되어 있다. 한방가슴성형인 가슴아큐를 받을 때에 특히 발에 분포한 흉부와 척추, 생식기관과 관련된 비밀스러운 자리들을 자극하면 상체 순환을 원활하게 할 수 있으니 한방가슴확대와 유지의 비밀이 발속에 숨겨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술 전 발 마사지를 통해 피로를 풀고 몸을 이완시켜 정신적으로 평안한 상태로 침 자극을 받게 되면 효과가 극대화되는 것도 확인하게 된다.
그러니 항상 어둡고 축축한 곳에서 고생만 해온 발을 한 번 돌아보고, 아껴줘야 하겠다.
도움말: 쉬즈한의원 이소영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