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시험이 끝나고 난 후 진료실에서 수험생인 환자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다들 긴 기간 공부에 전념하느라 치료받지 못했던 피부나 체형에 대한 고민을 안고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며칠 전 한방가슴성형 상담을 받은 예비 새내기인 A양도 “작년부터 한방가슴성형을 정말 받고 싶었는데 그 때는 도저히 시간도 나지 않고 엄마도 허락하지 않으셔서 못 왔어요.”라며 수줍은 웃음을 웃었다. A양의 어머니 역시 “이렇게 어린 애한테 수술은 도저히 시키고 싶지 않고, 아이는 아이대로 가슴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부모 된 입장에 어떻게든 도움이 될까 해서 왔다”며 “하지만 이게 정말 효과가 있는지, 위험하거나 부작용이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는 말씀으로 시술에 대한 기대와 걱정을 모두 털어놓으셨다.

사실 대한민국의 모든 중고등학교 여학생들의 생활패턴은 가슴 성장에 그리 바람직하지 않을 수밖에 없다. 하루의 절반 이상을 의자에 앉아 책과 씨름해야 하고, 자연스레 앞으로 숙여진 등과 가슴, 목의 자세로 인해 체형이 나빠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수면시간은 또 어떠한가? 가장 활발한 세포재생이 일어나고 성장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하는 시간인 밤 11~2시 사이에 잠이 드는 학생들이 몇이나 되겠는가.

더군다나 요즘은 뚱뚱한 것은 죄악처럼 여겨지는 시대라 어린 여학생들조차 다이어트에서 자유롭지 않다. 고른 영양섭취로 고른 성장을 보조해야 할 때에 자발적인 기아체험(?)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드물지만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 가슴이 커지는 것이 민망하고 두려워 일부러 엎드려 자거나 가슴을 압박하는 속옷으로 성장을 방해(!)했다는 여학생들도 간혹 있다.